갑자기 서울에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는 보고싶은 전시회 다 놓치게 생겼기 때문
사상에서 이른 아침 출발하는 버스를 예매했다
서울 도착
2015년에 처음 왔다 서울, 나도 이렇게 오랜만에 올지 몰랐어
서울은 완전히 가을로 접어들었는지 엄청 화창했다
하지만 조금 더웠음
사진으로만 보던 육교를 만났다
마침 새로산 카메라도 테스트 해볼 요량이었으므로
이것저것 보이는대로 찍었다
예술의 전당 도착
남부터미널에서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였다
그래서 평소 이용하던 양산 동서울 노선이 아닌 사상 남부 루트로 오게 됬음
한가람 미술관에서 가우디전을 하더라고
사실 유명하지만 워낙에 자기세계가 확실한 분이라
짜달시리 참고하거나 영향받기가 힘든분이라서 나의 관심에서 항상 저 멀리 있었다
그래도 이왕에 서울 온김에 보자싶어서 대학생 할인 받아서 들어갔다
내부는 촬영이 불가능했고 나중에 나오는 곳에 이상한게 있던데
살짝 어지럽긴 했지만 신기하긴 하더라 이름이 뭔지 기억이 안나.......
아무튼 가우디 전을 보고 나온 소감은 '바르셀로나를 가야겠다' 로 요약 할 수 있겠다
인간의 범주에서 설명이 불가능한 작품을 보니 나라는 인간따위 보잘 것 없구나라고 느껴졌다
사람이 아니므니다
바르셀로나를 가야겠다 꼭
전시를 보고 나온 하늘은 정말 끝장나게 아름다웠다
나란 사람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조금 걷기로 했다
걸었더니 덥더라
그래서 지하철을 탔다
군대 후임인 명선이를 만났다
2년만에 만난 명선이는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스벅에서 일하고 있더라
앞으로 자주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얼른 취직을 해야겠지
명선이와 헤어지고 광화문으로 넘어왔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위치를 변경한다던 광화문 광장은 어째서인지 도로가 더 확장이 되어있었다
음......당황
지난 6월 시민공원에서 만났던 팬더도 있더군
페북에서 몇번이나 봤던 빅이슈 아저씨도 만났당
저 조끼는 또 로우로우가 만들었다지
교보문고에 들러서 새로운 노트한권 샀다
2011년에 샀던 빨간노트를 드디어 다 썻기 때문
사실 다 쓴지는 꽤 됬지만, 이래저래 미루다가 그냥 사야겠다는 충동으로 사버렸다
집에 그냥 방치 된 깨끗한 노트가 얼마나 많던가
쩝.....뭐 어때
명구를 만나려고 시청앞 광장에서 기다리는데
거리예술축제라며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알고보니 몽니였음 어쩐지 예사롭지 않다더라니
아쉽지만 배가 고파서 공연은 보지 않고 발걸음을 돌렸다
여전히 아직도 한번도 가보지 못 한 남산
언제한번 가보려나 남산타워
아무튼 걸어 걸어서 꼼장어를 먹으러 왔다
꼼장어 처음 먹어 봤는데, 쫄깃쫄깃한데 밥 대신 먹었더니 속이 쓰렷....
아주 쌈까지 싸서 야무지게 먹는구나
그래도 명구가 샀으니 맛나게 먹는걸로
서울 오면 참 꾸준히도 만난다
니가 부산에 오던지 내가 서울로 취직을 하던지
무슨 수가 나야겠다 싶다
배가 너무 불러서 청계천을 걸었다
밤 늦도록 삼삼오오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많더군
배 부르냐 뚱띵아
하루종일 다니면서 커피만 4잔째
아메리카노가 지겨워 명선이의 추천대로 오늘의커피를 마셔보기로 했다
무슨맛이 나올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모집이든 명구집이든 가서 자도 되었으나
다음날 일정을 위해서 종로 근처에 찜질방에서 자기로 했다
하지만 찜질방이 아닌 24시 사우나였고 잠자리가 불편하여 새벽 5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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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오래 자지 못했지만 더이상 뒤척거릴 수가 없었고
다음날 서울도 역시 기가막히게 날씨가 좋았다
아침은 맥모닝과 함께하는 맥커피
오늘도 왠지 커피를 질리도록 마실듯한 예감
종로에서 버스를 타고 경복궁 옆 진화랑에 왔다
그림 작가로 너무 좋아하는 오기사의 작품전을 하기 때문
물론 이 아저씨는 건축가이지만, 일러스트로 더 유명하니까
나도 처음에 그렇게 알았으니까
처음에 진짜 쇼크였다 상식을 파괴하는 그림 덕분에
소실점과 균형의 파괴랄까나 군대에서 오기사 그림을 보고 어찌나 충격이었던지
1인청 시점의 그림도 오기사 그림의 특징
명색이 건축가 답게 그림뿐 아니라 건축관련한 작품도 있었는데
도시 미관에 대해 표현한 작품이 인상적이었다
사진처럼 전봇대와 간판만 정돈 되어도 우리의 가로는 훨씬 아름다울텐데
여기서 한권빼고는 다 샀다
사실 군시절에도 몇 권 샀는데, 다 분실하고 새로 다시 다 모았었지
없는 책이라곤 오영욱이 엄지원에게 보낸 프로포즈 책만 없네
프로포즈 할 때가 되면 사서 읽어볼테다
그림에 붙은 붉은스티커는 아마도 팔린 그림인 듯
우드락을 한장한장 잘라서 만들었을 생각을 하니
보는내가 다 짠함........무슨 모형을 저렇게 콘타처럼 만들었댜 ㅠㅠ
인상적이었던 단면 3D 유명한 명화에 나오는 인물들이
투시도에 주인공들로 나와있다
건축가 오영욱의 설계도면들
주택하나 짓는데도 저만큼이나 도면이 필요하다
오기사 캐릭터도 잔뜩 전시가 되어있는데
다소 징그러움
오전시간 진화랑의 2층은 따뜻함이 일렁이는 공간이었다
아마도 내가 첫 손님인듯 사람이 없어서 편하게 관람했다
아름다움에 무너지세요
굉장히 묘한 여운이 남는 말이다
진화랑을 나와서 대림미술관에 갈까 싶었지만
그냥 원래 계획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로 했다
경복궁에 왔다
물론 입장은 하지 않았지만, 와보고 싶었으므로
여행에서도 그렇겠지만 일상에서도 무슨 일이든 타이밍이 중요한 것 같다
지금 이 곳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이전이었다면 느끼지 못했을테니
여기가 경복궁이구나
음 그렇구나
광화문 앞에서는 교대식이 한창이었다
땡볕이라 은근 더웠는데, 고생이 많으십니다들
그렇게 걸음을 돌려 도착한 곳은 현대미술관 서울관
매번 이곳은 꼭 오게 된다
대학생 할인이 있기에 난 무료로 봅니다
비록 엄청난 고학생이긴 하지만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전에 일단 한바퀴 스으으윽 둘러본다
아무런 기대감 없이 정보 없이
기대하지 않았을 때의 그 문화적 즐거움이랄까나 그런게 넘치는 곳이니
위에 사진과 동일한 작가의 작품인데
기타의 자개로 장식을 해놓은것이 묘하게 잘 어울렸다
물론 저렇게 해놓으면 연주는 불가능 하겠지만
어릴때 할머니방의 장롱이 생각이 나더라
뭐하는 곳인고 하니
실제로 진짜 사람이 들어가서 글을 쓰고 있었다
실제로 글쓰는 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나라면 갑갑해서 미칠지도
이렇게 보고 저렇게 봐도
비디오 아트, 미디어 아트는 적응도 감동도 아직은 많이 어렵다
모형 사진을 찍은 작품이 있었고 이것은 그 작업과정을 보여주는 곳이었는데
지 버릇 남 못 준다고 저것도 건축 모형이라며 열심히 보고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각처럼 표현한 캔버스
알없는 눈이 멍하게 만든다
작년 과천관에서 봤던 괴상한 아저씨의 작품도 있었는데
아직도 그때의 충격과 즐거움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지금은 같은 것을 보고도 느끼는 감정이 달라져있다
어쩌면 그때가 많이 그리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현대미술관에 온 진짜 목적은 이것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2015
작년에 이어 올해도 왔다 느지막하게
개념 다이어그램
사실은 수상작뿐 아니라 후보작들도 괜찮은 작품이 많기에
기대감이 물씬
전체적인 전시구성
작년에도 젊은건축가프로그램 전시구성을 보고 졸작때 참고를 많이 했었는데
괜히 1년전 생각이 나는구먼 ㅋㅋㅋㅋㅋ 장소가 바뀌어서 그런지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작년이 층고도 높았고 또 넓어서 관람하기 쾌적했었는데 이번은 좀 편하게 보기는 불편했다
오호라
이 놀이기구같은 것 무엇이뇨
뭔가 엉덩이가 쑥 빠질 것 같긴한데
설치 되는 시기가 여름인걸 감안하면 그늘이 없어서 좀 아쉬울듯
움????
이건 산......??
엥.....?? 미끄럼틀???????
엥....................달??????
이쁘기도 이뻣지만 신선하기도 했다 빡빡한 것들만 보다가 비워 놓은 공간을 보니
근데 조명을 어떻게 쏘겠다는 건지 그리고 근거리에서 이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지
마지막으로 수상작인 지붕감각
수상작이라 그런지 모형퀄도 훨씬 디테일한 느낌적인 느낌
확실히 색다르기도 하고 생경한 광경이 기대되는 모습
구조물이 아닌 장소와 감각이라니
멋진 말이다
그리고 실물
보기만 해도 시원한 기분
그 시원함이 차가움이 아니라
살랑살랑 일렁이는 실바람의 느낌
작년에는 수증기가 계속 나와서 파빌리온 안에 있기가 좀 그랬는데
이번에는 파빌리온 지붕 밑에서 쉬기 딱 좋았다
가을에 접어들어서 그런지
기분 좋은 선선함이 가득했다
쉬러 들어가니?
참 보기 좋으십니다............크으
이런 재료를 쓸 생각을 했다니 ㅋㅋㅋㅋ
정말 괜히 수상작이 아니구나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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